* 영화 [화려한 휴가] : ★★★★★ 이 영화는 정말 직설화법인가?  

보고 싶었던 영화여서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과거를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뭔가 5.18에 대해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 하는 느낌이다.

5.18에 대한 메시지, 정부가 왜 군대를 광주로 보냈고, 그 시대 어떤 악날한 일들을 했는지, 광주 시민은 왜 폭도가 아닌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그 날'의 참담한 사건들 폭로해준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이다. 영화 중간에 너무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든가 ('하나회' 등) 멜로가 약했다면 대중적이기 힘들었겠지.

영화가 지식인들의 입장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서술돼서 더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실제로 영화 전반부에선 매우 시끄럽게 굴던 아저씨들이 영화가 진행되니 다들 조용히... 빨려들어간 것을 보면... ㅎㅎㅎ

영화를 보는 내내... 대학교 1학년 때 읽었던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다현사)라는 책이 생각났다. 학보사에 들어가서 한 첫 세미나가 '다현사 읽기' 였는데, 그 당시에 내가 받은 충격이란... 그 책에는 기존에 내가 알아왔던 (고교 역사책에 나오는 역사)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이 적혀있었다. 그래서 난 그 책을 '사실'이라 믿을 수 없었고, 다른 책들을 찾아보며 대조해보며 읽었다. 그리고... 충격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우리 현대사에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자료를 찾다가 민주화 항쟁을 위해 분신한 사람을 찍은 선배들의 르포 사진을 보고 더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떠오르는 또 다른 기억 하나.
내가 3~4살 때인가, 나름 '영재' 소리 들으며 다녔었는데... 똑똑한 척 하려고 그랬는지, 길거리에서 아는 아저씨한테 대통령(전두환) 욕을 했다. 사실 그 욕의 대부분은 우리 아빠가 집에서 중얼거리며 말씀하셨던 내용이었고, 어린 내가 생각해도 전두환이란 사람은 참 '나쁜 놈'이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한건데, 울 엄마가 내 입을 막으며 마구 혼냈다. 그리고 집에 끌고 와서는 "다시는 길거리에서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라"라고 했다. 대통령 아저씨는 무서운 사람이기 때문에 큰 소리로 욕을 하면 안된다고 하셨다.

그 뒤로 참 많은 시간이 지났다.
많은 일들이 '진실'로 밝혀졌고, 명실상부한 민주 국가가 됐다.
(뭐.. 여러 이견은 있겠다 ^^;)

대학교 1학년 때(98학번)만 해도, 96년 연대 사태 때문에 '데모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며 언론으로부터 주입식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대학교 1학년 때는 온갖 데모(이젠 '집회'라고 부른다) 떼들을 쫒아 다니며 취재를 다녔는데, 영화를 보면서 다시한번 '진실한 취재'의 중요성을 느낀다. 어떨 때보다는 '사실'보다 '진실'을 위한 취재가 중요할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는게 정신없어서인지... 가까이에 있는 '진실'도 모른 척 할 때가 많다.
영화 끝에 [님을 위한 행진곡]이 울리는데, 너무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 노래가 내게 뭉클함을 주었다.

다시 한번 대학생 때로 돌아가 '젊은 정신'으로 무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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